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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4월 통권 072호 | 사람과 글 人ㆍ文

현장 시비평과 현대시연구를 겸하고 있는 네 명의 공신력 있는 시인·문학평론가가 중고등학교 국어(문학)교과서에 실려 있거나 실릴 수 있는 좋은 한국시를 선별하여 ‘인문적’ 시각으로 읽어 보는 코너입니다. ‘교양지식’으로서의 시 읽기를 넘어서 인간과 세계에 대해 보다 유연하며 깊이 있는 시각을 키울 수 있는 시 읽기를 지향합니다. 나아가 이러한 인문적 시 읽기가 삶에 대한 개방적 실천 감각을 키우데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 [제62회] 병든 세상의 무사하고 완벽한 하루 - 김수이
       그날 아버지는 일곱시 기차를 타고 금촌으로 떠났고    여동생은 아홉시에 학교로 갔다 그날 어머니의 낡은    다리는 퉁퉁 부어올랐고 나는 신문사로 가서 하루 종일    노닥거렸다 전방(前方)은 무사했고 세상은 완벽했다 없는 것이    없었다 그날 역전(驛前)에는 대....
    2017년 04월 26일
  • [제61회] 비명은 어떻게 시가 되는가 - 김수이
           일찌기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마른 빵에 핀 곰팡이    벽에다 누고 또 눈 지린 오줌 자국    아직도 구더기에 뒤덮인 천년 전에 죽은 시체.      아무 부모도 나를 키워주지 않았다    쥐구멍에서 잠들고 벼룩의 간을 내먹고 ....
    2017년 04월 26일